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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의외의 INFP 인물 / INFP의 글

by 후치 네드발 2021.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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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P에게 NF적 글은 지나치게 추상적이고 관념적이고 뜬구름 잡고 영성적이고 핵심은 없이 구구절절 징징거리는 느낌이다. 실제로 nf적 예술 패거리들의 인스타를 관찰해보면 뜬 구름 잡는 듯한 얘기를 감상적이고 자폐적으로 부끄러움도 없이 날카로운 척 세공되지 않은 어휘로 뭉퉁하게 써놓은 것을 볼 수 있다. 그냥 얘네는 누구누구 작품이 좋다. 사유가 지적이다. 그래서 좋다 뭐시기. 이러고 끝이다. 모호하다고 쳐주기에도 아까운 어휘들.

내가 infp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1. 자폐적이다. 어떤 인물을 알고 싶을 때는 그 인물이 자신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얘기하는 것으로 보다는 그 인물이 사람들 속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지, 그는 이러저러한 상황에서 어떤식으로 행동하는지로 알 수 있다. 그래서 소설쓸 때 3인칭으로 써보는 연습을 하라고들 하는 거다. ‘나는 아버지를 싫어한다’ 보다는 ‘그는 아버지의 장례식에 가지 않았다. 아버지를 보지 않은 지 수년 째였다. 어쩌고저쩌고’ 인 편이 낫다. 그런데 infp는 자신과 자신이 쓰는 글의 화자를 분리를 못 시킨다- 안타깝게도 이들은 그럴 능력이 없다 - 늘 작중화자에 자신의 욕망을 이입한다. 그러니 모든 글이 자기 생각과 감정의 복제본에 불과한 것이다. 대표적인 예로 부코스키를 들 수 있는데 부코스키의 거의 모든 작품에는 자신의 분신인 치나스키가 등장한다. 이들의 글에는 대체로 이야기라고 하는 것이 존재하지 않으며 오로지 자신의 감정의 나열만이 있다. 정체성은 타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지 자신이 자신에 대해 자폐적으로 지껄이는 게 정체성이 아니다. infp의 배설물에 가까운 글에는 타자가 없다. 오로지 지얘기 뿐이다. 사랑하는 건 오로지 자기자신뿐인데 infp 종특인 사랑 운운하니 우습다. 자신을 덜 사랑하는 딱 고만큼만 타인을 사랑할 자리가 생긴다. 우디앨런은 애니홀에서 말한다. 자위가 도대체 어떻다는 거야? 자신이 진짜 사랑하는 사람이랑 섹스하는 거잖아. 사랑 운운하지만 작가의 자폐성이 티 나는 글은 모순적이라 역겹고 짜증난다. 혼자서 자위나 하지 사랑웅앵웅 글은 왜 쓰는지 알 수 없다. 나는 이런 이유로 페소아와 헤르만 헤세의 글도 좋아하지 않는다. 이들의 글은 자웅동체같다. 매개체를 필요로 하지 않는.

2. 징징거리는 것도 정도껏 해야하는데 끝도 모르고 징징거린다. 텍스트 자체가 징징거림과 마조히즘 그 자체다. 자기연민도 존나 한다. 패션우울도 기본옵션으로 장착하고 있다. 부코스키의 [일상의 광기에 대한 이야기] - 왜 매번 출판사에서 거절당했는지 납득하게 만든 글들 (tmi. 절판된 책이어서 나는 겨우 중고로 구해서 읽을 수 있었는데 첫 단편 ‘마을에서 가장 이쁜 처녀’를 읽고 깊이 탄식했다 )- 은 못생기고 가난하고 역겨운 부코스키가 자신의 분신을 가여워하며 자신의 분신에게 자신의 판타지를 충족시키도록 행운을 던져주는 내용이다. 그리고 자포자기의 정서뿐. 징징거리고 자기비하밖에 못한다는 건 지적으로 게으르다는 거다. 번쩍이는 재치도 없고 삶의 선연함도 드러내지 못하는 게으른 글을 누가 읽고 싶어하지?

3. 감상적이다. ‘자기감정이 들어가지 않도록 조심하세요. 침 묻은 밥처럼, 거기 닿으면 다 상해버려요’

하지만 심심해서 구글링 하다가

올더스 헉슬리와 조지 오웰이 infp라는 걸 알게 되었다 (infp가 아닐 수도 있다. 확실하지 않다)

내게 올더스 헉슬리는 소설가이기엔 너무 지적인 이미지인데 infp라고 하니 의외다.

헉슬리의 '영원의 철학'은 영성적인 느낌이 있어서 그러려니 하겠는데 조지오웰이 infp라는 건 좀 신기하다.

아무튼 이 두 사람을 예외적 INFP 인물이라고 생각한 이유는 사회 전반적인 시스템의 부조리함을 파악하는 날카로운 시선을 이들이 가졌기 때문이다.

번외) 의외가 아닌 INFP

심보선 시인도 INFP 라고 한다

부코스키

사실 나는 부코스키 글 좋아한다. 그의 시와 초기단편은 별로라고 생각하고 치나스키가 등장하는 장편소설을 좋아한다.

호밀빵 햄 샌드위치를 제일 좋아하고, 부코스키가 편집자와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도 좋아한다.

부코스키가 글쓰기를 재밌는 놀이라고 여겼을 때부터 그의 문장이 멋있어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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