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BTI

성격은 변하는가? 1 (5대 성격 특성과 MBTI)

by 정보교류 2021. 2. 11.
반응형

성격이란 한 사람에게 고유하며 일관되고 내적인 그 무엇, 일련의 사건에 직면했을 때 그 사람이 택하는 구체적 선택, 동기, 반응, 장애 등과 인과관계가 있는 그 무엇이라고 말한다. 사람들은 어느정도 일관되고 항구적인 성격을 가지고, 그 성격을 보고 사람들의 행동을 부분적으로 예측할 수 있으며, 이 같은 성격은 사람마다 고유한 신경시스템의 연결 방식에 의해 결정된다.

 

한 개인을 다른 사람과 구별해주는 특징적인 사고, 감정 및 행동양식이 있다. 가장 포괄적인 틀이 있는데 이것을 5대 성격 특성이라고 한다. 빅 파이브 또는 5대 성격요인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빅 파이브에 의하면 인간의 성격은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 이라는 다섯 가지 특성으로 결정되며, 모든 사람은 이 다섯 가지로 점수를 매길 수 있고, 이 점수를 알면 이들이 어떤 삶을 살아갈지 알 수 있다.

빅파이브의 등장 전에는 심리학자들이 각자가 선호하는 특성 -보상의존형인지 피해회피형인지, 사고형인지 감정형인지 등등- 으로 연구하는 바람에 성격 연구 자체가 굉장히 혼란스러웠지만 이같은 수많은 특성들은 결국 5대 성격 특성의 하나, 하위 개념, 연결하는 특성으로 판명되었고, 모든 특성을 아우르는 가장 포괄적인 틀인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 이 다섯 가지 특성이 최종적인 인간의 두드러진 성격 특성으로 남게 되었다. 훨씬 많은 성격특성을 갖고 연구하던 학자들도 성격특성을 다섯 가지로만 줄여도 정보 손실 없이 신뢰할 만한 설명을 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MBTI 는 외향/내향, 직관/감각, 사고/감정, 판단/지각 으로 특성을 나누고, 1989년 코스타와 맥크레이가 진행한 연구에 의하면 5대 성격 특성과 MBTI의 관련성은 높은 편이다.

내향/외향과 외향성의 상관 계수는 0.74, 감각/직관 과 개방성의 상관 계수는 0.72, 사고/감정과 친화성의 상관계수는 0.44, 판단/인식과 성실성의 상관계수는 0.49이다. 물리학이 아닌 심리학에서 0.7의 상관계수는 비슷하거나 동일하다는 의미이며 0.5의 상관 계수도 관련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5대 성격 특성 자체는 신뢰할 수 있는 분석틀이다. 특정한 성격을 유발하는 신경시스템 구조가 있다는 것을 fMRI를 이용해 그 사람이 어떤 과제에 반응할 때 뇌의 신진대사 활동이 어떻게 변하는지로 알 수 있게 되었다. 따라서 5대 성격 특성이 단지 자신이 원하는 자아상에 불과하다는 주장은 집어 치워야 한다.

다만 5대 성격 특성은 수많은 하위 개념을 가지고 있는 가장 큰 틀이기 때문에 이것으로 개인의 삶의 내력- 7살에는 실수로 맥도날드 화장실에 갇혔고, 16살에는 친구에게 크게 배신 당했다거나 하는 - 까지 합쳐진 한 인간을 세세하게 설명을 할 수 는 없다. 한 사람을 포유류라는 큰 틀로만 전부 설명할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심리학이 추구하는 것은 인간에 대해 ‘통계적으로 어느 정도 의미 있는’ 예측을 하려는 것이지, 인간이 언제 무엇을 할지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어떻게 사람을 16가지 유형으로 딱 나누겠어’ 라는 말은 틀렸다. 분별력 있는 사람이라면 애초에 ‘포유류’라는 틀로만 한 사람을 설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그러나 5대 성격 특성같은 포괄적인 틀로도 충분히 사람의 행동의 일관성을 추측할 수 있다. 병에 신경과민인 사람은 인간 관계에에 대해서도 다른 사람보다 더 신경과민일 거라고 예측할 수 있는 것은, 질병을 걱정하는 마음과 인간관계를 걱정하는 마음의 기저에 있는 정신 메커니즘이 동일한 뇌 회로를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자동차와 비슷하다. 핸드 브레이크와 발 브레이크는 서로 다른 기능을 하고 부품도 다르지만, 동일한 유압시스템에 의존하고 있다. 그래서 브레이크 유압이 망가지면 두 브레이크 모두 효율성이 떨어진다. 두 개의 부품이 동일한 기계 장치에 의존할 수록, 둘 중 한 부품의 성능을 통해 다른 부품의 성능을 예측하는 예측력도 더 커진다.

또한 5대 성격 특성은 모두 ‘특성’이지 한 사람 그 자체일 수 없다. 철수는 10번 중에 8번 정도 신경과민적일 수는 있지만, 철수라는 사람 자체가 신경과민 그 자체일 수는 없다. 철수의 행동을 통해 철수라는 사람이 가지고 있는 ‘특성의 정도’를 추론할 수 있을 뿐이다.

성격은 키의 성장처럼 연속적이다. 성격은 사과가 되었다 배가 되었다 하는 것처럼 불연속적이지 않다. 성격의 구조는 사람들 간에 동일하며, 성격의 특성의 정도만 다를 뿐이다. 모든 사람에게 키와 몸무게가 있듯이 사람들은 5대 성격특성을 모두 가지고 있다. 다만 여기서 다른 것은 키와 몸무게의 정도, 즉 5대 성격의 수치다.

그러나 MBTI는 각각 외향/내향, 감각/직관, 사고/감정, 판단/인식 처럼 두 개의 범주의 중심에 0을 놓은 후, 어느 한쪽의 검사 결과가 1점이라도 높아도 그 범주로 분류하는 방식이다. 사고에서 20점 만점에 5점을 받고, 감정에서 3점을 받은 사람도 MBTI의 방식대로라면 사고형인 것이다. 이런 방식은 성격이 불연속적인 무엇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남긴다. 또한 같은 INTJ라고 하더라도 각각 3,10,3,3의 점수를 받은 INTJ와 10,10,5,10 의 점수를 받은 INTJ가 비슷한 성격을 가졌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어떤 한 사람은 MBTI 검사결과로 INTJ일 수는 있지만,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을 일정 기간동안 관찰해보면 그 사람의 5대 성격 수치는 오히려 그가 친화성(감정) 수치가 20점 만점에 2점 정도일 뿐, 그가 딱히 이성적인 능력이 뛰어나서 INTJ가 나온 게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을 것이다.

MBTI에서 제공하는 유형 설명이 자신을 잘 설명해준다고 느끼는 사람이 있는 이유는, 그들이 평균을 살짝 윗도는 설명글에 부합하는 유의미한 성격의 수치를 가졌기 때문이다.

 

앞으로 외향성, 신경성, 성실성, 친화성, 개방성 각각에 대해 포스팅할 예정이지만 미리 말하자면, 5대 성격 특성을 결정하는 가장 큰 요인은 우리가 우연히 갖게 된 유전자 변형체이다. 성격의 반은 유전자형에 의해 결정된다. 나머지 반은 비유전적 요인에 의해서 결정된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공유환경은 성격에 영향을 미치지 못 한다는 것에 대해 설명하고, ‘성격은 변하는가’라는 질문의 대답을 마무리하려고 한다.

글을 마치기 전에 빠질 수 없는 논쟁, 성격은 고정된 특성이 없고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는 주장에 대해 생각해보자.

실제로 인간의 행동은 순간순간의 맥락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할 건, 우리는 친구들의 카톡에 답장할 때보다 직장에서 일을 할 때 더 성실하고, 장례식에서보다 클럽에서 더 외향적라는 것이다. 한사람의 성격이 평균적으로 어느 정도 드러나는지는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주어진 상황에서 어떤 특성이 다른 사람보다 어느 정도나 더 또는 덜 드러나는지는 한 사람의 ‘고정적 성격적 특성의 수치’에 따라 다르다. 그 성격 수치는 앞에서 말했다시피 뇌 영역의 구조와 작용이 다르기 때문이고 이건 유전 때문이다. 철수는 상황에 따라 신경과민적일 수도 아닐 수도 있지만, 다른 사람보다 자주, 높은 강도로 신경과민적일 수 있다.

내향적인 사람조차 계속 말을 해대는 경우가 있고, 친화성이 매우 높은 사람도 논쟁을 할 때가 있다. 그러나 내향적인 사람이 계속해서 어느 때나 말을 하는 경우는 외향적인 사람보다 훨씬 드물다. 일정한 기간동안 나타나는 한 사람의 모든 행동을 모아 평균을 내면 한 사람의 고정적이고 본질적인 성격적 특성을 알 수 있다.

항간에는 ‘성격은 허상이며 우리는 상황에 따라 마치 카멜레온처럼 성격을 바꿀 수 있다’는 주장이 있는데 그 주장에서 말하는 ‘성격’이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유전적인 성격을 뜻하는 게 아니라, 한 개인이 발전하기 위한 ‘전략적 변화’라면 나도 거기에 동의한다. 또한 한 사람의 선천적인 성격이 자신의 삶에 문제를 일으킨다면 ‘전략적 변화’를 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 주장이 생물 발생적인 본래의 성격이 변할 수 있다는 뜻으로 사용한 거라면 거기에 절대 동의할 수 없다. 그건 단지 R=VD 의 신비주의적 주장일 뿐이다.

반응형

'MBTI' 카테고리의 다른 글

MBTI유형별 상황에 대한 반응 gif.  (0) 2021.02.11
MBTI 밈 모음  (0) 2021.02.11
남의 MBTI 유형 알아내는 팁  (0) 2021.02.11
MBTI 밈 번역  (0) 2021.02.11
INTP가 다른 유형과 있으면 즐거운 이유  (0) 2021.02.11
MBTI 밈 해석/ 감상평  (0) 2021.02.11
INTP와 타유형의 개인적 일화 (1)  (0) 2021.02.11
INTP가 본 ENFP (2)  (0) 2021.02.11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