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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TI

INTP가 본 ENFP (2)

by 정보교류 2021. 2.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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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구강 휴머니스트. 입 터는 것만 보면 마더 테레사인데 막상 행동으로 타인에게 도움 주는 거 하나도 없다. 냉혹하고 인간미 없는 거 싫어! 이러면서 지가 제일 인간미 없음. 실제로 내가 본 ENFP는 친구들한테 맨날 얻어 먹고다니면서 과외해서 번 돈을 보육원에 기부했다고 흐뭇해 했다. 전형적인 밖에선 좋은 사람인데 집에선 나쁜 사람 타입으로, ENFP는 좀 친해졌다 싶으면 친구들한테 신세지는 걸 당연하게 생각하면서 친구들로부터 받는 보살핌으로 기운을 보충하고 자신이 가진 것을 늘려서, 주기능인 외향직관이 찾은 새로운 가능성( 새로운 친구, 여행, 예술 - 타인을 위한 것이 아닌 오로지 자기 자신을 위한) 에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그 새로운 가능성은 얼마 지나지 않아 ENFP의 또 다른 가능성(외향직관)을 추구하기 위한 희생물이 된다. 이게 영원히 반복됨. 자신의 꿈이니 인간미니 자유니 하는 가치들을 추구하기 위해 기꺼이 타인에게 기생하고 그들을 희생시키는 모습을 보인다. 자기 객관화가 안 돼서 자기가 무슨 짓을 하고 있는지도 본인은 의식을 못하는 듯. 알면서 그러는지도 모르고.

2. 자신의 감성을 알아줄 친구를 찾아 헤맨다. 남자 ENFP는 NF적 감성을 공유하거나 FJ적 보살핌을 줄 수 있는 여자사람 친구와 어울리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남자 ENFP는 남자 친구들 사이에서도 귀여움을 받는 역할인데, FJ가 ENFP를 챙겨주는 편이며, ST는 ENFP를 은근히 무시하고 잔소리 하는 역할을 맡는다. 친구들 사이에서 잘못을 해도 적당히 애교로 무마하려고 든다. 친구들 사이에서 응석받이 역할인데, 언제나 친구들의 기대를 저버리고 점점 친구들은 ENFP에게 아무것도 기대를 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다.

INFP와 친구인 경우가 많았는데, ENFP와 INFP가 어울리는 모습을 보면 끼리끼리 노는구나 싶고 저 무리에만은 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3. 친구는 많지만 깊이 친한 친구는 별로 없는데, 그 이유를 추측해보자면, 1) 위 1번에서 말했다시피 이기적이기 때문에 2)친구들 입장에서도 나말고 얼마든지 ENFP에게 친구가 많다고 생각해서 3) 의지가 될 만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4) 가끔 만나야 기가 안 빨리기 때문에, 자주 만날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에 등이 있다.

4. 주기능이 외향직관이면, 외부에 대한 스트레스가 가장 적다. 그래서 아무데서나 잘 자고 잘 먹고 잘 싸는듯. 외부적 환경을 굉장히 낙천적으로 받아들이는 게 장점이지만, 문제는 부기능인 Fi를 적게 사용하고 주기능만을 파괴적으로 쓸 때 발생한다. 불건강 ENFP의 모든 문제는 주기능인 외향직관의 파괴적 발현과 관련있다. 일만 끊임없이 벌리고 실제로 마무리를 짓는 건 하나도 없고, 항상 누군가의 뒤꽁무니만 따라잡으려는 모습을 보인다. 보여지는 자신의 자아상에 병적으로 집착해서 항상 누군가를 따라하는 모습을 보이지만, 그 모습이 자신의 모습으로 보이지 않아서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불건강할때 집구석에서 자신이 대단한 존재가 되었을 때의 모습을 상상하는 망상병 환자의 모습을 보인다.

5. 모든 기능은 주기능의 목표 아래에 놓여있다. ENFP의 부기능인 내향감정 역시 주기능인 외향직관의 지배를 받는데 (어떻게 사람이 주기능이 외향직관인데 하필이면 부기능이 내향감정일수가 있는지, 어떻게 이토록 비효율적이고 모순적인 심리역동이 있는지, 생각할 때마다 신기할 따름), 주기능인 외향직관 자체가 논리적인 사고기능과 거리가 멀기 때문에, 부기능인 내향감정으로 하는 자기객관화가 굉장히 주관적이고 자폐적이게 된다. 그리고 내향감정과 관련된 가치관과 도덕관념이 성찰과 숙고에 의해 정립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 ENFP의 가치관은 그저 겉보기에 옳아 보이고 좋아 보이는 것, 다수의 의견에 굉장히 쉽게 휩쓸리고 선동된다. ENFP가 사회운동을 하는 경우, 그 사회운동의 정당성을 책을 존나게 읽어서든 스스로 깊이 생각해서든 따져보는 경우가 없고, 그저 열정에 휩쓸려 그 사회운동을 하는 경우가 많다.

6. 그래서 모두가 알만한 그럴듯한 이야기를 본인 스스로는 엄청난 진리인냥 생각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게 개똥철학으로 굳어져 타인을 가르치려고 들고 꼰대짓을 하기도 한다. 상대방에 대한 배려는 또 눈씻고 찾아 봐도 없어서 자기의 궤변을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늘어놓는다.

7. ENFP의 3차기능은 타유형에 비해 굉장히 발달이 더디다는 느낌이 드는데, ENFP가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주기능만을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외향직관 자체가 다른 주기능에 비해 파괴적으로 발현되기 쉬운 기능이다. ENFP의 3차기능은 외향사고다. 외부를 판단하는 능력이 굉장히 떨어지는데, 이 점이 눈치 부족으로 나타난다. 타인의 감정이나 상황판단을 굉장히 못해서 민폐 끼치는 경향으로 나타난다. 근데 본인은 스스로 눈치가 굉장히 빠르다고 생각하길래 내가 몹시, 극도로, 존나게 궁금해서 그 이유를 물어보니, 모두가 알아차렸지만 구태여 입밖으로 꺼내지 않았던 어떤 두 친구 사이의 미묘한 기류를 본인도 ‘눈치 빠르게’ 파악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8. ENFP의 열등기능은 내향감각이라, 자신의 신체감각을 잘 느끼지 못 한다. 그래서 자신이 피곤한지 언제 배가 고픈지 잠이 오는지 등을 잘 알아차리지 못 한다. 그러다 한번 크게 앓으면, 지나치게 자신의 신체감각에 매달리게 되는데, 이는 건강 염려증의 형태로 자주 나타난다.

9. 글을 쓰겠다, 연기를 하겠다, 노래를 하겠다, 사업을 하겠다, 그림을 그리겠다,전시회를 하겠다,고 호들갑 떠는 ENFP를 두 명 정도 봤는데 그들은 늘 얼마안가 그 모든 일들을 그만두곤 했다. 주기능이 외향직관이면, 하나 꽂힌 것에 뒷일 생각 안하고 거기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 붓느라 빨리 방전이 되어 뭔가를 깊게 못 판다. 주기능 외향직관 유저, ENTP와 ENFP에서 쉽게 볼 수있는 모습인데, 어떤 것에 호기심을 느끼고 달려들 때의 태도가 그 짧은 순간에도 너무 진지하고 힘이 바짝 들어가 있다. 뭔가를 깊이 파기 위해서는 초연하고 에너지를 분배하는 태도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잘하려고 하면 안 되는데, 주기능 외향직관 유저는 너어무 잘하려고 한다. 옆에서 보기에 우스꽝스러울 정도로.

10. 에니어그램 4유형에 해당하는 ENFP는 본인을 INFP라고 자주 착각하는데, 찐 INFP와 겉으로 보이는 모습에 차이가 있다. 외부에서 에너지를 얻는 게 모든 행동에서 티가 나기 때문이다. 예술하는 ENFP의 경우는 주기능의 장점이자 단점 때문에 호흡이 짧은 3분 남짓한 가요, 10분 남짓한 유튜브 동영상, 시각 디자인, 시, 단편에서 능력을 발휘한다. 물론, ENFP라고 알려진-확실하진 않음- 찰스 디킨스는 걸출한 장편 소설을 몇 권 썼고, 특히 슬픈 장면을 쓸 때는 애절한 마음으로 눈물을 흘리며 썼다고 하니, ENFP라고 장편소설을 못 쓴다는 것은 아니다. 단지 눈물 흘리면서 글을 썼다는 걸 상상하면 나로서는 잔잔한 짜증이 밀려올 뿐. 내 기억이 맞다면 파리 리뷰에서 감정형 중 가장 사고형에 가까운 INFJ라고 알려진 트루먼 카포티가, 찰스 디킨스의 예를 들면서 ‘감상은 글쓰기의 통제력을 잃게 만든다. 감정을 모두 소진해버려야만 감정을 분석하고 투영할 수 있을만큼 객관적이 된다. 그것이 진정한 기술을 획득하는 방법이다’ 라고 말했고 나는 이 말을 무척 마음에 들어 했다.

11. INT- 교수에게 자신의 멍청함을 증명하는 질문을 해대서 면박 당하는 경우를 간혹 봄. 공업수학 배우면서 덧셈 뺄셈 어떻게 하는지 류의 수준 낮은 질문을 많이 함. 자기는 진짜 몰라서 묻는건데 왜 이러냐는 식의 멍청한 표정 짓고 있으면 개빡침. 남한테 의존하는 게 일상임. 지혼자 생각 안 해보고 남의 귀한 시간 뺏어가면서 자기의 외향직관적 궁금증을 해결하려고 함. 기껏 질문에 답해줘도 딱히 귀 기울여 듣지도 않음.

12. ENFP는 무해한 댕댕이라기 보다는, 자기집 개를 일 미터도 채 안 되는 목줄에 묶어 키우는 시골 사람에 더 가깝다. 보통 시골개는 평생을 일미터 줄의 반경 안에서만 살아가다 미쳐버려서 자기 꼬리를 갉아 먹으며 자해를 하는데 순박한 시골 사람들은 자기가 매어둔 줄이 문제라는 걸 모른다. 악의가 있어서 그런 건 아니지만 결과적으론 악을 행하는 것이다. 멍청하면 무해할 수가 없다. 무지가 악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13. 싫은 말 듣기 싫어서 죽으려고 하는데, 이 때 나오는 제일 나쁜 버릇이 멍청한 척 하는 거다. 멍청함은 원치 않는 정보로부터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심리적 방패이다. 진실을 알게 되면, 자신이 누리고 있는 편안함이 타인의 배려와 희생의 매트리스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걸 알게 된다. 그걸 끝까지 모르는 척 해야 계속 편안하게 살 수 있을 것 아닌가.

14. 불건강하게 느껴지는 ENFP는 오냐오냐 키워져서 외향직관적 충족이 좌절된 적이 한 번도 없기 때문에 다른 기능이 거의 발달이 안 된 것 같다. 그래서 특히나 불건강하게 느껴진다.

15. 내가 관찰한 ENFP가 특별히 불건강한 타입이었다고 믿고 싶다. 주기능말고 다른 기능도 잘 발달이 된 ENFP는 이것보단 훨씬 낫겠지. 아마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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