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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네이트판 레전드* 고등학교때 왕따가 남편 회사 사모님?

by 정보교류 2021. 2.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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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4살 된 5월에 결혼한 새신붑니다.

 

제가 늘 눈으로만 읽던 결시친에 글을 남기게 된 이유는 제목 그대롭니다.

 

고등학교때 같은 반 은따가 제 남편의 사장 와이프네요.

 

고등학교 1학년때 같은 반이었던 앤데

 

솔직히 그때는 통통하고 평범한 외모에 촌스러운 일자 단발을 한 공부 엄청 못하는 애였습니다.

 

우리반 꼴찌를 도맡아서 하던 애였죠.

 

딱히 성격이 나쁘다거나 한 애는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약간 성숙하고 쿨한 성격이었습니다.

 

근데 왜 그런 애들 있잖아요.

 

별 이유 없이 애들이 안좋아하는 애.

 

걔가 딱 그런 타입. 특별히 이유는 없지만 애들이 안좋아하는 애였습니다.

 

성적도 바닥이니 더더욱 애들한테 무시 당하는 애였죠.

 

그애와 함께 노는 애들도 있긴 했습니다.

 

반에서 정말 공부 열심히 하겠다~ 싶은 그런 타입의 애들 있잖아요.

 

 

그애들과 같이 다니던 애였는데 반 전체가 그애를 무시하고 있었습니다.

 

그애가 친구들한테 뭔가 잘못을 하기라도 하면

 

아무리 사소하고 아무리 자신들과 상관 없는 일이어도 다 같이 나서서 그애한테 뭐라고 하고,

 

수업 시간에 칠판 앞에 나가서 문제를 풀다가 늘 그렇듯 공부를 못하는 그 애가 못풀면

 

선생님이 있건없건 키득키득 거리며 그애를 비웃거나 하는 그런 분위기였습니다.

 

보통 반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패거리가 있잖아요.

 

그 패거리 중 하나가 왠지 재수없다며 그 애를 싫어하니까 그 패거리 전체가 그러고,

 

반 분위기를 조성하는 패거리가 그 애를 무시하고 구박하니 반 전체가 그렇게 되는-

 

그런 상황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자면 어린 시절 뭣도 모르고 저도 그 애를 구박한 적이 있었네요.

 

저희 체육선생님이 체육시작 전에 꼭 운동장을 3바퀴씩이나 뛰게 했었습니다.

 

학교 운동장이 타학교에 비해 넓은 편이라 다들 체육시간을 싫어했죠.

 

굉장히 심한 천식이라서 체육시간에 운동장을 뛰지 못하는 그 애가 스탠드에 앉아있자

 

왜 너는 안뛰고 노냐 너도 뛰어라 왜 안뛰냐 왜 너만 편하냐 한 적이 있습니다.

 

물론 아파서 그럴 수 없다는걸 알고는 있었지만 다들 그 애를 싫어하니 저도 괜히 그래봤었죠.

 

제가 그런 얘길하자 반 애들이 전부 나서서 왜 안뛰냐 뛰면 죽냐 죽나 안죽나 한번 뛰어봐라

 

그런 식으로 그애를 다그치고 했었습니다.

 

물론 그애는 뛰지 않았죠. 아프니 못뛰는게 당연한데 반애들은 그래도 안뛴다며 더 싫어했습니다.

 

반 애들이 순해서 아무도 육체적으로 괴롭히진 않았습니다.

 

그저 말로만 구박하고 무시했던거죠.

 

어쨌든 그애는 한학기를 그 속에서 버티다가 못버티겠던지 겨울방학이 오기 전 자퇴했습니다.

 

그애가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 가끔 그애와 놀던 애들을 통해 듣기도 했습니다.

 

검정고시를 봤다는 얘기도 들었고 우리보다 1년 일찍 수능을 쳤다는 얘기도 들었습니다.

 

그 후로는 그애를 잊고 지냈습니다.

 

그렇게 10여년이 흘러 작은 회사에 다니는 남자친구와 사귀게 되었고,

 

그 남자와 지금은 결혼을 해서 가정을 꾸렸습니다.

 

그런데 지난달 중순에 제 남편의 사장님 둘째가 돌이라 뷔폐에서 돌잔치를 한다더라구요.

 

남편이 가자길래 그 돌잔치에 따라나섰는데 사모가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어서

 

한참 어디서 봤나, 어디서 봤나, 하는데 사모가 와서는 너 *** 맞지? 이러는 겁니다.

 

누군지?하고 있는데 나 ###이야 ##고등학교 1학년 8반. 하는데 심장이 덜컥 했습니다.

 

제가 당황해서 아무말도 안하고 있었더니 니가 기억을 못할리가 없는데. 해서

 

응. 기억나지. 반갑다 하면서 반가운척 인사를 했습니다.

 

더 이상 그때처럼 촌스럽지도 통통하지도 않고 오히려 날씬하고 예뻐서 못알아봤습니다.

 

저는 반가운척 인사를 했고 남편과 사장님은 동창이냐며 웃었는데

 

그애가 정색을 하면서 난 하나도 안반가운데. 너 같음 반갑겠니? 이러는 겁니다.

 

그애의 반응에 사장님도 당황하고 제 남편도 저와 그애를 번갈아 쳐다보며 당황하고.

 

밥이 입으로 넘어가는지 코로 넘어가는지 몰라서 제대로 못먹고 돌아왔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남편이 사모님이랑 알아? 하길래 고등학교때 우리반 왕따였다니까

 

남편이 사장님 결혼식에 자기도 갔었는데 신부측 하객이 사장님 못지않게 많았다고

 

진짜 왕따였냐고 몇번을 묻더라구요.

 

여기까지는 사실 별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전 체육시간에 딱 한번 왜 안뛰고 너만 노냐고 너도 뛰어라 왜 너만 편하냐고 한번 그랬을 뿐이고

 

제가 그 말을 꺼내자 구박하고 다그친건 다른 애들이었지 제가 아니었으니까요.

 

물론 지병이 있어 못뛰는 애한테 그런 얘기를 한건 잘못이지만 다 어릴때 이야기고 하니까

 

그 애가 너 같으면 반갑겠냐며 정색한게 마음에 걸리기는 해도 그냥 잊었습니다.

 

제 남편은 사장님을 존경합니다. 자기와 나이차도 4살밖에 안나는데 정말 어른이라고,

 

큰 회사는 아니지만 직원들의 복리후생에 많이 신경 써준다고,

 

작은 회사일 수록 직원 복지가 엉망인데 사장님은 다르다며 많이 존경하고,

 

사장님도 제 남편을 많이 아끼셨는데 그애가 자기 남편한테 어떻게 얘길 한건지

 

돌잔치 이후로 사장님이 제 남편을 많이 쪼아댄다고 합니다.

 

심지어 그애가 마치 제가 주도해서 왕따 당했다는 듯이 얘기했는지

 

사장님이 제 남편한테 체육시간에 아파서 못뛴것 가지고 왕따시켰다며? 이런 얘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자기가 서류를 올리면 부장님이 통과시킨건데 부장님까지 트집을 잡는다고 합니다.

 

다른 직원들은 안그러는데 꼭 자기 서류만 가지고 트집을 잡아서

 

부장님이 처음에는 사장님이 왜 그러시냐고 무슨 일 있었냐고 묻고 했는데

 

이제는 부장님마저 제 남편한테 일 똑바로 하라고 한답니다.

 

사실 제 남편 고등학교 졸업하고 정말 운좋게 지금 회사에 들어오게 된거라서

 

지금 다니는 회사를 관두면 내 주제에 지금 같은 회사를 어떻게 들어가냐며

 

수입도 줄고 이런저런 수당도 줄거나 없어지고 할 거라서 맞벌이를 해야한다고 합니다.

 

사실 남편이 이직하면 저도 걱정이 되기는 합니다.

 

저는 체육시간에 한번 그런게 끝이었고

 

다른 애들이 구박하거나 무시할때 저도 가담한 적은 그 한번 외에는 없는데 억울하기도 합니다.

 

그 단 한번 그애한테 실수한걸 빌기라도 해야 이 상황이 끝이 날까요?

 

아침에 출근하는 남편 뒷모습에 마음이 아파 잠도 안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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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플-실제 사모님인 한정민 님의 글

너희랑 마주치고 싶지 않아서 3교시 시작할 시간에 맞춰 엄마와 학교에 가서 울면서 자퇴서를 내고 나왔던 그날은 지금도 잊을 수가 없어. 아직도 그날 일을 꿈에서 보기도 해.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죽는 법이야. 니가 무심코 휘두른 니 말에 휘청거리던 나는 기억에 없니? 어린시절 너희가 한때 부린 호기를 나 혼자 가슴에 담아둔건지도 모르지. 근데 내 마음 속에는 아직도 상처 받고 슬퍼하는 17살의 내가 있어.

 

동네가 작아서 초,중학교를 다 같이 다닌 애들이 고등학교까지 올라왔다는걸 엄마가 아시고는 입학식 날 아침부터 학교가던 내 뒷통수에 대고 우리 엄마가 시골 애들은 드세서 텃세 부릴텐데 걱정하시던게 생각나서 자퇴를 결심하기까지 한 번도 집에는 얘기도 못하고 혼자 앓았어. 아빠의 사업 실패로 이런 시골에 내려오게 된 것만으로도 충분히 슬퍼하던 엄마의 속상함을 나까지 얹어드릴 수 없어서 한 마디도 못했어. 학교에서 돌아오면 이불 뒤집어쓰고 누워서 우는게 내 일상이었어.

 

남들은 열심히 하자, 원하는 대학 이름, 적당한 명언 등을 써 붙여 놓을때 나는 너희들 이름 한자한자 힘주어 눌러쓴 종이쪼가리 한장을 붙여놨었어. 니 말마따나 꼴찌를 도맡아하던 내가 서울대는 아니어도 남들이 알아주는 대학을 나올 수 있었던 원동력이었어. 천식으로 인해 늘 먹던 스테로이드제 부작용으로 인해 점점 찌는 살을 이 악물고 뺄 수 있었던 이유도 그 별것 아닌 종이쪼가리 한 장이었어.

 

애들 아빠가 처음 사업 시작할 때 너무 힘들게 살아서 안된 마음에 입사 시켰다는 직원 중 유일한 고졸. 그게 니 남편이고 그런 사람의 부인이 너였다는걸 우리 둘째 돌잔치에서 봤을때 옳타꾸나 싶었던게 솔직한 심정이야. 못된 마음 먹고 애들 아빠한테 니가 왕따의 주동자 중 하나였다고 말했던걸 부정하진 않아. 넌 단 한 번 그랬을 뿐인데 내가 그런 마음을 먹은게 원망스럽니? 원망할 것 없어. 나도 단 한 번 애들 아빠한테 말한 것 뿐이니까.

 

돌잔치 이후로 매일 밤 내가 너무 과거에 묶여서 벗어나지 못하나. 이제 그만 용서할까. 생각하면서 잠들었다가도 다음날 일어나면 속에서 천불이 나. 그래도 잊어야지 마음 먹고 뒤돌아서면 또 생각이 나. 지금 보면 우습지도 않은 너 같은 애들한테 당하고 내 인생에 큰 오점으로 남은 '고등학교 자퇴'가 너희들 때문이었다는게 견딜 수 없이 화가 나. 아직도 치유받지 못한 내 상처들이 14년이 지난 지금도 나를 괴롭히고 친구 많고 사람 좋아하던 내 외향적인 성격이 12평짜리 월세방에 사는 너 같은 애들 때문에 늘 경계하고 소심하고 내성적으로 변했다는게 화가 나. 너는 이렇게 씻은 듯 잊고 발 뻗고 편히 살아왔는데 나는 그로인해 학교를 자퇴하기까지 했었다는게 견딜 수 없이 억울해.

 

그때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생각이 짧구나, 너는. 네이트판 보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데 혹여라도 내가 볼 수 있다는 생각까지는 하지도 못하고 이렇게 내 상처되는 부분을 헤집어놓는 글을 올렸겠지.

 

사장 부인과 말단사원 부인으로 만나지 않았더라면 너는 여전히 나한테 준 상처따위 아무것도 아니었다는 듯 기억도 못한 채로 살겠지. 속 좁고 유치한 나는 어차피 아웃소싱 생산직 말고는 딱히 받아줄 만한 곳도 없을 니 남편이 퇴사하지 않길 바래. 너 역시 어떤 일이 생겨도 지금처럼 내가 뭘 잘못했냐고 떳떳하게 고개 빳빳하게 들고 살길 바래. 그래야 무너져가는 너를 보는 나도 마음 약해지지 않지 않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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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그에 대한 원본 글쓴이의 글:

 

미안해... 내가..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내 남편은 무슨 죄야...

내 욕도 많지만 밑에 사람들 좀 봐.. 니 욕도 많잖아...

내가 사과할테니까 내 남편은 괴롭히지 말아줬으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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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본 글쓴이 글에 울컥한 한정민님의 글:

애시당초 니가 처음 올린 글에서 조금이라도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뉘앙스만 풍겼더라도 이렇게까지 그때를 되새김질 하면서 화나지 않았을 거고, 조금이라도 제대로 된 사과만 했더라도 이렇게까지 악에 받치지는 않았을 거야.

 

네 남편이 무슨 죄냐고? 부부는 결혼하면서부터 같은 운명선을 타는 거야. 네 남편은 과거의 너를 알고도, 그리고 그 피해자가 나라는 걸 알고도, 그저 가만히 있던 죄지 무슨 죄겠니? 하긴 네 남편에게도 니가 처음 올렸던 글처럼 니가 저지른 잘못은 최대한 축소 시켜서 말했겠지.

 

지금은 이름도 기억이 안나는 지금의 벤토린과 같은 회색 기관지 확장제, 그 약 다 빼놓은 거 너잖아. 모를 줄 알았니? 그 시골에서 천식발작으로 읍내 병원까지 나가던 2시간 동안 나는 생명의 위협을 느꼈어. 하루 쉬고 다음 날 학교에 갔을 때 내 책상에 쓰여있던 '목숨도 질긴 년'도 니가 썼다는 거 들었어. 내가 자퇴까지 결심하게 된 계기가 너였어. 그렇게 할 사과였다면 차라리 하지 말지 그랬니. 그랬더라면 이렇게 여러 사람이 보는 글에 니가 저지른 일을 쓰지는 않았을 텐데.

 

넌 니가 주동한 건 단 한 번이었고 그 외에는 모두 방관했다고 생각하니? 그래서 억울해?

 

왜?

내가 모르는 줄 알았으니까?

 

그 때 니가 방관만 했더라면 나는 오히려 너를 고맙게 느꼈겠지. 댓글들을 읽어보니 방관자도 잘못이라는데 나는 방관자들이 고마웠어. 차라리 모르는 척 하거나 구경만 하는 게 너처럼 나서서 날 궁지로 모는 것에 비하면 정말 고마웠어. 무관심은 슬픈 거라는데 나는 고맙더라. 니가 단지 방관만 했을 뿐이라면, 단 한번의 주동만 있었다면, 나는 우리 둘째 돌잔치에서 너를 보고 조금은 반가웠거나 모르는 척 했을 지도 몰라.

 

내 욕도 많다고? 나도 눈이 있으니 알아. 근데 나 원래 그런거 신경 안쓰고 사는 사람이야. 남이 나한테 하는 욕은 맞든 틀리든 흘려버리는 게 편하다는 걸 너희들 덕분에 알게 됐거든. 아마 공과 사를 구분하라는 다른 사람들의 말을 듣는다면 사적인 인정으로 채용한 네 남편부터 사직시켜야 옳겠지.

 

지난번에는 무슨 일이냐고 묻는 애들 아빠에게 니가 왕따 주동자 중 하나였다는 소리 밖에 안했지만, 오늘은 니가 쓴 글들과 내가 쓴 글들, 그리고 거기에 달린 댓글들까지 여과없이 보여주려고 해. 네 남편이 아직은 퇴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말과 함께.

 

차라리 찾아와서 미안하다고 하지 그랬니.

그럼 내 마음에 숨어 사는 삐뚤어진 17살의 내가 흔들렸을 지도 모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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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통쾌한 시추에이션이로군요.

 

저도 '딱 한번 괴롭힌걸 가지고 너무 한건 아닐까...'했는데

 

약을 숨겼다? 이건 살인미수 아닙니까?

 

정말 제대로 된 복수극이네요.

 

 

퍼온 주소: http://pann.nate.com/talk/313317131

 

 

ㄴ퍼온거라 존댓말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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