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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네이트판] 남편이 장애인이 됬습니다

by 정보 채널 2021.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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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m.pann.nate.com/talk/327999480

남편이 말그대로 장애인이 됬습니다
작년 겨울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무릎 위까지 절단해서 지체 장애 3급입니다
그때 일 생각하면 정말 눈물이 나올 만큼 힘들었습니다 시어머니 실신하고 시아버지는 벽에 머리를 짓찧다가 쓰러지시고 친정 엄마아빠도 저희 앞에서 어떡하냐며 무릎꿇으면서 우시고 말 그대로 아비규환이었습니다 남편의 반응도 정말 힘들었습니다 첨엔 현장에서 즉사할 걸 왜 이 꼴을 당했는지 모르겠다며 하루종일 하염없이 울고 밤엔 번번이 통증때문에 뜬 눈으로 날을 새기도 했습니다
반개월도 넘게 흐른 지금도 여전히 힘듭니다
저희 시어머니는 그 이후로 매일 집으로 와서 저는 손 끝도 움직이지 말고 있으라 하시면서 청소하고 밥하시고 빨래하고 모든 일을 하십니다 마지막엔 늘 우시면서 제 손 잡고 하나뿐인 아들 네가 계속 있어주면 안되냐고 거의 빌다시피 합니다
남편 하소연을 듣고 위로해주는 것도 이제는 지쳤습니다 남편은 굉장히 불안한 상태입니다 나 사랑하지? 헤어지지 않을거지? 하는 소리를 수십 번도 더 합니다 지금은 회사일을 그만두고 자택 모니터링 일을 하고 있지만 월급은 턱 없이 적습니다
사람들의 동정도 너무 지칩니다 휠체어를 끌고 남편과 산책을 하면 늘 시선이 저희들을 향합니다 동정심이 가득한 시선을 견디는 건 너무 고역입니다
친정 엄마와 친구들은 제가 아직 20대 중반인 아직은 어린 나이고 애도 없으니 빨리 이혼하기를 원합니다 이혼해도 괜찮을련지요...? 남편을 홀로 둔다는 건 마음 아픈 일이지만 저도 제 인생이 있으니까요... 너무 지쳤습니다 이제는..
그래서 마지막 동의를 구하려고 염치 무릅쓰고 글을 올립니다



베플)



추가글)



하루종일 댓글 읽었습니다
님들 말대로 이혼을 염두에 두고 썼고 평생 안고 가야 할 죄책감좀 덜고 싶어 쓴 것도 맞습니다
한번만 글 올릴게요...한번만 올리고 다시는 글 안올릴렵니다
한번만 제 넋두리 들어주세요
지난 겨울에 남편 사고 후 제 성격이 많이 변했습니다
사람들의 시선이 얼마나 무서운 지 아마 직접 느껴보시지 않고서는 아마도 모르실 겁니다
친구들,이모들,사촌들,할머니,할아버지까지 오셔서 함께 우시면서 위로하는 것들도 다 가식같아보이고 시어머니가 하루종일 저희 집에 오셔서 북닥거리시는 것도 저를 붙잡아 아들 혼자 두지 않게 하려는 이기적인 심보처럼 느껴집니다
저에게 결혼의 의미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내미시는데 여기는 이혼이란 말이 그렇게 쉬운 단어가 아니었나요..? 너무도 쉽게 이혼이라는 말을 꺼내시면서 저에게는 왜 그리도 엄격하게 구시는지...
남편의 다리 한쪽이 헐렁해진 걸 볼 때마다 분명 있어야 할 곳이 없다는 느낌은 허전함을 넘어 혐오감마저 들 정도입니다 남편과 몸을 섞기도 싫을 만큼요 자식 낳으면 그 자식들이 어떻게 생각할 지 또 저는 어떻게 대답을 해줘야 할지 벌써부터 난감하고 무섭고 남편과 함께 의족을 차더라도 함께 다니는 것도 벌써부터 남의 이목에 눈치보이는데 이래도 같이 살아야 할까요...?
친구들을 만나기도 무서워요 뒤에서 쟤 일찍 시집가더니 그 꼴 당한 거 아느냐고 불쌍한 애 취급할 생각할 걸 생각하니 만나지도 못합니다 친정 엄마는 저만 보시면 우시면서 네가 너무 안쓰럽다고 한탄 아닌 한탄을 하시는데 친정집 가기도 두렵습니다 아니 친척들도 다 못만나겠어요
여기서 가장 위로가 되어야 할 남편은 항상 제 눈치를 봅니다 사고 전에는 명랑하고 하루종일 떠들었던 남편이 이제는 조용하고 울상입니다 어색할 지경이예요 전혀 위로가 되지 않아요 저마저 이 지경으로 만들어논 것이 너무 원망스럽고 울분을 토해도 시원찮을 것같아요
너무 고립감이 느껴집니다 너무 외롭고 소심해졌고 하루하루가 우울하고 남 모르게 운 적도 많습니다 왜 내가 이 꼴을 당해야하는지 너무 답답해서 하루빨리 이혼해서 빠져나오고 싶은 심정이예요
이런 생각하는 거 천벌받을 짓이라는 거 압니다 그래서 한번도 입 밖으로 내보지 않은 생각들을 익명으로나마 빌어 써보는 거예요 남편을 사랑해줄려고 해도 도저히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없어요 저는 진짜 죄인같게도 건강한 남편만을 사랑했던 것같아요
댓글들을 읽고 나서 저는 이혼을 해도 사람들이 이해해줄 거라는 생각이 있었던건지 이혼을 결심하니 이렇게 댓글들처럼 사람들이 손가락질할 걸 생각하니 이제는 두렵네요...
지난 겨울부터 제가 해온 생각들이고 상황입니다 마지막으로 올리는거니 어린 동생이라 생각하시고 제발 한말씀만 해주세요




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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