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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오징어게임' 세계적 흥행 수익은 '설계자' 넷플릭스 차지, 제작진은 흥행 인센티브 없어

by 정보 채널 2021. 9.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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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작권 독점으로 흥행에 따라 더 벌 수 있는 구조 없어”

국내 드라마 제작사, ‘넷플릭스 하청업체 전락’ 우려도






지난해 전 세계에서 유료 가입자 2억 명을 넘긴 넷플릭스의 오리지널 '오징어게임'이 한국 콘텐츠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시청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 흥행몰이 중이다. 배우들의 SNS 구독자수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영국 '가디언' 같은 권위지에서도 관련 보도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면 '오징어게임' 제작진은 흥행에 따른 '인센티브'가 얼마나 될까. 결론부터 말하면, 없다.



'넷플릭소노믹스-넷플릭스와 한국 방송 미디어'(2019)란 책을 쓴 유건식 KBS 공영미디어연구소장은 "드라마 제작사는 제작비의 10~20%를 수익으로 받고 끝난다. 한번 성공하면 연출자나 배우의 몸값이 달라지는 부수적 효과는 있겠지만 흥행에 따라 더 벌 수 있는 구조는 없다"고 설명했다. 제작사가 스핀오프나, 해외 리메이크나, 영화도 만들 수 없다. 넷플릭스가 저작권을 갖고 있어서다.



넷플릭스는 △제작 이전단계 투자 △제작 중간단계 투자 △제작 완료 이후 투자 방식으로 드라마를 넷플릭스에 끌어오고, 저작권을 독점한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 투자를 받은 '동백꽃 필 무렵'은 국내에선 KBS 드라마였지만 해외에선 넷플릭스 오리지널이다. 지난해 tvN '사랑의 불시착'이 일본 넷플릭스 시청 1위를 기록하는 등 아시아에서 큰 인기를 거뒀지만, 역시 넷플릭스의 제작투자를 받은 결과 저작권은 넷플릭스에 있다. 물론 JTBC '스카이캐슬'처럼 넷플릭스가 방영권만 구입하는 경우도 있다.


넷플릭스 시스템은 제작비를 안정적으로 받을 수 있어 제작사들이 선호한다. '쓴 만큼' 받는다. 적어도 손해 볼 일은 없다. 넷플릭스 입장에선 콘텐츠가 흥행에 실패하면 손해지만, 이에 대한 리스크는 넷플릭스가 감당한다. 일종의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인 셈인데, 이 과정에서 국내 킬러콘텐츠 제작능력을 자본력 있는 넷플릭스가 가져가고 있다는 평가다. 김은희 작가의 '킹덤'부터 최근의 'D.P'가 거둔 성과와, 김태호PD가 '먹보와 털보'라는 넷플릭스 오리지널 연출에 나선 것들이 일례다.




유건식 소장은 "OEM의 경우 넷플릭스가 저작권을 독점하는 게 문제가 없겠지만 ODM처럼 내가 기획자고 개발자임에도 저작권을 다 가져가는 구조는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또 다른 글로벌OTT 디즈니 플러스의 한국 시장 진입이 (한국 제작자들에게) 기회가 될 수 있다. 한국 콘텐츠 수요가 많아졌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제작사들 입장에선 '협상 카드'가 생기는 셈이다.




OTT 중심의 시청은 이제 돌이킬 수 없는 대세다. 미디어 환경의 급변 속에 이제 광고로 드라마 제작비를 충당하는 시대는 끝났다. 한 때 두 자릿수 시청률이 당연했던 지상파3사의 아침 드라마 편성 붕괴가 상징적인 예다. SBS는 아침드라마 '아모르파티'(120부작)가 10월 1일 종영하면 더 이상 아침드라마 편성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KBS와 MBC에선 이미 아침드라마가 사라졌다. 미디어환경이 급변하며 지상파 광고매출은 급감하는 추세다.



지상파의 한 드라마 담당 고위관계자는 "아침 시간대가 광고가 안 팔린다. 지금은 시청률도 아무 의미 없다. 화제성을 본다. MZ세대들이 선호하는 프로그램에 광고가 몰려 아침편성은 거의 적자다. 아침 드라마를 아무리 싸게 만들어도 회당 3000~4000만 원이다. 드라마는 만들면 적자다. 그래서 협찬 가능한 생활 정보프로그램을 편성한다"고 전했다. 이 추세라면 지상파 드라마 편성은 점점 줄어들 것이 자명하다.





이런 가운데 국내 드라마 제작사들이 넷플릭스의 하청업체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드라마제작사를 운영하는 한 드라마PD는 "넷플릭스가 결코 선의로 들어온 것이 아니다. 이제 제작비도 점점 낮게 책정하며 제작사 길들이기에 나섰다. 한국 사회 문제를 다루려고 하면 확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투자가 안 된다"고 전하면서 "결국 넷플릭스는 다국적 자본일 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넷플릭스의 영향력이 강해질수록, 넷플릭스가 설계한 '게임'에서 벗어날 길은 없다.





한편 넷플릭스는 29일 오전 '넷플릭스 파트너 데이'를 열고 "글로벌 컨설팅그룹 딜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국내 콘텐츠 업계에 단행한 약 7700억 원의 투자를 기반으로 약 1만6000개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홍보했다. 또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8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해외 시청자의 한국 콘텐츠 주 시청 채널에서 넷플릭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영화가 64.3%, 드라마가 63.2%였다"며 "넷플릭스가 한류의 무대 확장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자평했다.





정철운 기자 pierce@mediatoday.co.kr

http://www.media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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