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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단독]박수홍 세무사 "친형, 묵묵부답..우리가 박수홍 위로했다"

by 정보 채널 2021. 3. 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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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확인과 검증 없이 비난과 억측만 난무하는 상황이다. 여전히 “대화를 원한다”며 원만한 해결을 바라던 박수홍이 원치 않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친형 측의 반박 주장이 나오면 이 역시 여과없이 보도되며 진실 공방으로 번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박씨 형제와 오랜 기간 함께 일한 세무 담당자 A씨와 직접 통화했다. 박수홍의 출연료와 재테크 과정 등 집안의 자금 흐름을 가장 정확히 알고 있는 인물이다. 직업적 소명상 시종일관 중립적인 자세를 유지하던 A씨는 “제가 말씀 드릴 수 있는 부분만 말씀드리겠다”고 조심스럽게 말문을 열었다.

▲형제간 횡령 사건이 발생한 것은 사실인가?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 것은 분명하다. 전문가로서 단정지어서 말씀드리기 어려운 이유는, 박 대표(이하 친형)로부터 소명 자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박수홍씨의 말을 듣고 문제가 있는 부분이 보여 소명 자료를 친형에게 요청했다. 그런데 답변을 안 하고 있다.

▲답변을 안 한지 얼마 정도 됐나?

=굉장히 오래됐다. 박수홍씨에게는 굉장한 인내력이 필요했다. 소명 요청을 계속 했는데도 묵묵부답이다. 가족들 뒤로 피하려 하는 느낌이다. 친형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은데, 전혀 답을 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세무 처리 과정에서 이상한 점은 없었나?

=저는 그동안 친형과 더 많이 대화를 했고, “박수홍과 상의를 했다”고 해서 그대로 믿었다. 우애가 깊은 형제라 생각했다. 평소에도 (친형이) 경차를 타고 근검절약하는 모습이 눈에 보였기 때문에 사실이 아니라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피해를 입었다’는 박수홍의 주장은 믿을 만한가?

=처음에는 듣고 믿어지지가 않더라. 그런데 박수홍씨가 제시한 데이터를 봤더니, 상당 부분 근거가 있었다. 물론 우리는 양쪽의 자료를 비교하고 서로의 이야기를 다 들어봐야 하는 입장이다. 그래서 친형에게 사실 확인을 위해 연락을 취했는데, 그 때부터 (연락을) 안 받기 시작했다.

▲지난해 초 친형이 박수홍이 모르는 다른 법인을 만들었다던데 사실인가?

=법인 하나는 친형 가족이 100% 지분을 갖고 있다. 그렇게 법인 지분을 나누는 것에 박수홍이 동의했다고 했다. ‘(박수홍이)아무리 가족들에게 헌신적으로 해왔다지만…’이라는 생각이 들어 의아했지만, “(친형이) 박수홍이 그렇게 하자고 했다”고 해서 믿었다. 그동안도 형이 모든 의사 결정을 해왔기 때문이다. 박수홍에게 주기로 했던 부분에 대해서는 장부에 기재가 안 되어 있어서 저 역시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다. 개인의 재산 증식에 돈이 쓰인 건데, 그 돈의 출처가 어디인지 소명을 받아봐야 한다.

▲처음 박수홍에게 이 소식을 듣고 어떤 느낌이었나?

=박수홍씨에게 이런 이야기를 들은 후 ‘말도 안 된다’고 생각했다. ‘본인이 그렇게 하자고 해놓고 이제 와서 왜 이러지’라는 느낌이었다. 그런데 박수홍씨의 이야기를 듣고 제시한 자료를 보니 그동안 저희가 (친형에게) 들었던 얘기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이 많더라. 그래서 확인을 위한 자료 협조를 요청했는데 “주겠다”고 말한 후 답이 없고, 연락을 끊어버렸다. 저로서도 굉장히 화가 나는 상황이었다.

▲세무 담당자로는 현재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나?

=저희 입장에서는 어느 편을 들 수는 없다. 이쪽 이야기를 듣고 저쪽에 보내고, 저쪽 설명을 듣고 미진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 자료를 요청해 사실 관계를 분명히 하는 것이 저희의 일이다. 그런데 막상 소명을 위한 자료를 요청하니 저희를 이상한 사람으로 몰아가더라. 함께 지내 온 세월이 얼마인데… 화도 나고 섭섭했다.

▲이 일로 만나서 대화를 나눠 본 박수홍씨의 현재 상태는 어떤가?

=처음 만났을 때는 오히려 박수홍씨와 싸웠다. 그동안 우리가 알고 있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상한 이야기를 하니까…. 그런데 몇 차례 만나서 자료를 점검하는 과정에서 오히려 우리가 박수홍씨를 위로했다. 지난주는 특히 많이 힘들어하고 불안해해서 걱정이 많이 됐다.

▲향후 이 사태를 어떻게 풀어가야 할까?

=친형이 나서서 대화를 하고 소명 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소명되는 부분도 있을 것이다. 잘못한 것이 있는 반면 잘못하지 않은 것도 있을 수 있다. 저희들이 (지금까지) 일반적으로 파악한 내용을 보면 피해 규모가 100억 원과는 다를 수 있다.(100억 원 횡령설은 한 네티즌의 주장이 제기된 후 언론이 그대로 받아적은 것일 뿐, 박수홍은 한 번도 금액을 얘기한 적이 없다)

이번 사태에 대해 잘못 알려진 부분이 꽤 있다. 몇몇 매체는 친형이 박수홍 몰래 그의 돈으로 건물을 샀고, 박수홍이 착한 임대인 운동에 동참하기 위해 체크하는 과정에서 이를 알게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박수홍에게 확인해본 결과, 소유한 부동산은 건물이 아니라 ‘상가’다. 상가 7∼8개 중 1개만 박수홍의 명의이고 대다수는 친형과 가족의 소유로 돼 있다.

또한 “부모님은 모르셨다”고 말하는 그는 비난의 화살이 조카에게 향하는 것 역시 못 견디게 괴로워 하고 있다. 평소 누구보다 조카를 아꼈던 그는, 어른들의 다툼으로 어린 조카들이 상처 입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동안 그가 혼자 끙끙 앓으며 조용히 사태를 수습하려 했던 이유다.

확인되지 않은 자극적 주장과 보도가 위험한 이유는, 향후 진실 공방으로 번질 경우 친형 측이 박수홍을 공격하는 수단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100억이라더니…피해 규모 그 정도 아니었다’, ‘박수홍 친형, 건물 매입조차 안 적 없다’는 식이다.

이런 상황을 걱정하는 박수홍의 지인들은 대다수 “법적으로 대응하라”고 조언했다. 수사 결과가 모든 것을 말해주기 때문에 불필요한 진실 공방을 벌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박수홍은 참고 기다렸다. 가족의 일이기 때문이다. 30년 간 가족을 부양하며 헌신해온 그는 지금도 또 가족을 걱정하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입장문을 통해 다시 한번 “대화하자”고 제안했고, 세무 담당자는 “소명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수차례 요청했다.

이제 친형이 답할 차례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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